1. 시작은 ‘노출 문제’였지만…머스크의 반독점 소송 예고
일론 머스크가 애플을 향해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애플 앱스토어에서의 AI 앱 노출 문제입니다. 머스크는 자사 AI 챗봇 ‘그록(Grok)’과 통합된 X앱이 미국 뉴스 앱 부문 1위, 전체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추천 리스트에서는 단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오픈AI의 챗GPT는 다양한 추천 섹션에서 꾸준히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머스크는 명백한 플랫폼 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를 애플의 반독점 행위로 규정하며, XAI를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2. 반박 가능성은 있지만…실제로 배제된 ‘그록’
애플의 추천 리스트를 살펴보면, 머스크의 주장대로 X앱과 그록이 빠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챗GPT 외에도 퍼플렉시티(Perplexity)나 딥시크(DeepSeek) 같은 AI 앱이 1위를 차지한 사례도 있어, 애플이 무조건 오픈AI만 밀어준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자사 앱만 지속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점을 ‘의도적’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플랫폼 운영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샘 알트만의 정면 반격…논쟁은 X 운영까지 확산
흥미로운 점은 이 논란에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는 사실입니다. 알트만은 머스크의 주장을 비판하며, 오히려 머스크가 X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꺼냈습니다.
그는 “머스크가 X의 노출 알고리즘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경쟁사에게는 불리하게 조정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며, 머스크에게 “그런 조작을 한 적이 없다면 선서할 수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묻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논쟁은 애플 앱스토어의 공정성이라는 이슈를 넘어서, 머스크가 운영하는 X 자체의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4. 애플과 오픈AI의 긴밀한 관계가 만든 ‘방어선’
샘 알트만이 애플을 방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오픈AI와 애플의 전략적 협력 관계 때문입니다.
2024년 WWDC에서 애플은 자사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복잡한 명령의 경우 챗GPT에 연결하는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수억 명의 애플 사용자에게 챗GPT가 직접 노출되는 구조로, 오픈AI 입장에서는 막대한 시장 확대 효과를 갖습니다.
이처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만큼, 샘 알트만은 애플을 비호하고 머스크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5. 월가의 시선과 머스크의 ‘테슬라폰’ 시나리오
애플과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월가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폰’을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머스크는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 앱스토어, AI까지 통합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애플이나 구글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또 다른 플랫폼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애플이 법적 분쟁을 피하려고 그록을 추천 리스트에 다시 포함시킬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애플이 오픈AI나 구글과 별도 계약을 맺고 있을 경우, 구조 변경은 쉽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6. 전선은 확장 중…AI 패권을 둘러싼 ‘플랫폼 전쟁’
이번 대립은 단순한 앱 노출 문제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AI 플랫폼 패권과 플랫폼 공정성이라는 더 큰 프레임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 로봇, 스마트폰 등 미래 기술 생태계의 중심에 AI가 놓이게 되면서, 누가 더 넓은 사용자 기반과 노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곧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단기적으로 애플이 양보하며 소송 없이 타협하는 시나리오, 혹은 장기적인 법적 분쟁 및 규제 개입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 더 나아가 머스크의 ‘테슬라폰’으로의 전환까지 다양한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